들어가며
금일 오전 제네시스가 10억 달러의 신규 자금 펀딩에 실패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쳤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컨텐츠들이 생성되고 있으며 간혹 그중에는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느껴질 정도의 컨텐츠도 있습니다.
물론 암호화폐 투자자라면 해당 컨텐츠들로 인하여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저 수동적으로 컨텐츠를 수용하기보다는 직접 자료를 찾아보며 관련 부분의 지식을 쌓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최근 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DCG, 그레이스케일 그리고 제네시스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DCG (Digital Currency Group)
- 암호화폐 벤처 캐피털
- 수장 : 배리 실버트 (Barry Silber)
- 자회사 : 그레이스케일, 코인데스크, 제네시스 등
참고사항
DCG는 배리 실버트와 글렌 허친스 등이 공동 설립한 회사입니다. 글렌 허친스는 과거 나스닥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자신이 설립한 허친스 센터에 과거 연준 의장직을 지낸 벤 버냉키, 재닛 옐런 같은 굵직한 인사를 영입할 만큼 월가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2020년 경까지만 해도 위 그림처럼 DCG 공식 홈페이지의 이사회 구성원에서 글렌 허친스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사회 구성원 페이지가 사라졌기에 글렌 허친스가 여전히 DCG의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레이스케일 (GRAYSCALE)
- 암호화폐 신탁펀드 투자회사
- DCG의 자회사
신탁이란 물건을 믿고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즉, 그레이스케일은 고객들이 맡긴 암호화폐를 신탁펀드의 형태로 관리, 운용해주는 회사입니다.
회사 운영 방식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그레이스케일은 그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에 연계하여 GBTC라는 신탁펀드 상품을 만들어냅니다. GBTC는 관계사인 제네시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판매되고 그레이스케일은 정기적으로 GBTC 신탁 운용비(약 2.5%)를 수익으로 얻습니다. 이러한 운영 방식에는 그레이스케일이 그동안 판매한 GBTC의 수량과 동일한 수량의 비트코인을 현재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장에서는 현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그동안 판매된 GBTC의 수량에 한참 못 미친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습니다. (그레이스케일은 고객들에게 GBTC를 판매한 후 해당 GBTC와 연계된 비트코인을 수탁사인 코인데스크의 콜드 월렛으로 이동시켜 보관합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하여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획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레이스케일이 보유 중인 비트코인과 판매한 GBTC의 수량이 현저히 차이 나는 것이 사실이라면 GBTC의 가격은 현재보다 더욱 급락하게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코인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참고사항
금일 제네시스의 신규 자금 펀딩이 실패하였단 소식 이후 그레이스케일의 GBTC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45%에 이르렀다는 뉴스가 업로드되었습니다. 이러한 GBTC 가격 프리미엄은 어떠한 이유로 발생하는 것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암호화폐를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그레이스케일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인가를 받는 ETF를 출시할 수 없어 차선책으로 상품거래위원회(CFTC)의 인가를 받는 GBTC(신탁펀드)를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중개 거래소가 존재하여 투자자가 언제든 바로 처분할 수 있는 ETF와는 달리 GBTC와 같은 신탁펀드는 중개 거래소가 없기에 즉시 처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당장 유동성이 필요하거나 현재의 시장 상황에 불안감을 느낀 GBTC 투자자는 직접 OTC(장외거래)를 통하여 GBTC를 판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판매자는 구매자를 빠르게 구하기 위하여 현재 비트코인 현물 가격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GBTC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비트코인 현물의 가격과 GBTC의 가격 차이가 바로 GBTC 마이너스 프리미엄입니다. (반대로 GBTC의 가격이 비트코인 현물 가격보다 높을 때 발생하는 것이 GBTC 프리미엄입니다.)
제네시스
- 신탁 판매 중개사
- 기관 대상 암호화폐 관련 대출 등
- DCG의 자회사
금일 이슈가 된 제네시스는 DCG 및 그레이스케일과의 관계 측면에서만 보자면 그레이스케일에서 만든 GBTC의 구매자를 모집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판매 중개사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탁 판매 중개사 역할도 22년 10월 3일부로 종료되었습니다. (하단의 기사 참고)
신탁 판매 중개사 계약은 종료되었지만 그럼에도 DCG의 자회사인 만큼 DCG에서 제네시스의 파산을 막기 위해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레이스케일에 새로운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은 자금 투입 여부에 무관하게 제네시스 파산만으로는 암호화폐 시장에 FTX와 같은 충격을 주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